빛 들지 않는 병실, 가만히 앉아 커튼 친 틈새로 새어나오는 햇살을 쳐다보고 있는 류타로. 넓은 1인실 병실이지만 쾌적하기보단 공허한 느낌이다.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몽롱한 눈이 깜박인다. 그때 문을 열고 가운 입은 채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은 의사가 들어온다. 카에데다. 옆엔 아무도 없이 혼자다. 카에데, 곧장 류타로가 앉은 침대 옆으로 와 묻는다. 카에데: 몸은 좀 어때요. 류타로: (무시한다. 시선만 살짝 카에데 쪽으로 돌렸다가 만다.) 카에데: (꿋꿋이, 굳이 묻는다. 상대의 기분 따윈 생각 않는 듯이. 묻는 말과 비교하면 아이러니다.) 기분은요. 기분은 좀 괜찮나요? 류타로, 이번에도 무시한다. 그러자 카에데, 그냥 누워버리려는 류타로를 붙잡고. 카에데: (류타로의 팔을 세게 잡은 채다. ..